이것은 미국 뉴저지 주에 있는 사우스이스트 양로원의 마거릿과 루스에 관한 이야기다. 마거릿은 흑인 할머니고, 루스는 유대인 할머니다. 두 사람 모두 피아니스트로 평생을 피아노 교습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로 보냈다.

마거릿은 4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간신히 목숨만 건진 채 오른쪽 몸을 쓰지 못하고 양로원에 들어와 살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더듬거리는 말로 늘 "나는 살아 있는 것이 늘 행복하기만 해요"라고 말하곤 했다.

루스는 약 5년 전 중풍으로 쓰러졌는데, 아무도 발견하지 못해서 아파트 바닥에 이틀이나 누워 있다가 나중에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결국 왼쪽 몸을 전혀 쓰지 못하게 되었고, 그 후 계속 휠체어에 앉아서 지내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유머가 있고 웃기도 잘하는 재미있는 할머니였다.

마거릿과 루스는 이 양로원에 들어와서 서로 알게 되었고, 두 사람 모두 피아노를 사랑하던 과거의 생활로 인하여 남달리 친근한 사이가 되었다.

하루는 마거릿이 양로원의 오래된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녀의 검은 왼손으로 낮은 소리의 건반을 이리저리 치자, 휠체어에 앉은 루스는 그녀의 흰 오른손으로 피아노의 높은 건반을 쳤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맞아서, 쇼팽의 왈츠를 쳐보기로 했다.

피아노의 건반 위에서 마거릿의 검은 왼손과 루스의 흰 오른손이 함께, 그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오던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기대어 있었다. 두 사람의 움직이지 못하는 손은 옆 친구의 무릎 위에 놓여져 있었다. 흑인과 백인이 서로 다른 손으로 함께 엮어나가는 특이한 피아노 연주는 본인들을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듣고 보는 양로원의 노인들과 직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날 이후로 마거릿과 루스에게는 새로운 삶이 열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그들의 오랫동안 익혀온 솜씨로 여러 곡을 함께 연습할 수 있었다. 드디어 두 사람은 수많은 양로원에서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인들의 삶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춰 주었고, 상이군인 휴양소와 병원들을 방문하고, TV 쇼에도 출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와 소망을 북돋아 주었다.



- <신발 한 켤레의 사랑>(요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