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하상 지음/북폴리오/288쪽/11,000원)

21세기에는 상상력과 창조 정신이 모든 분야를 지배할 것이라는 데 대해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빌 게이츠를 비롯한 많은 천재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러한 상상력과 창조 정신을 발현한 한 명의 개인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일으키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 역시 상상력과 창조 정신을 지닌 핵심 인재들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삼성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고 다양한 주제로 책을 써왔던 홍하상씨가 저술한 『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는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수 있는 천재를 영입하는 천재경영과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디자인혁명에서 찾고 있다.

인재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관심과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은 국내 여타 기업들에 비해 그야말로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1987년부터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해왔으며, 인재 스카우트 전담팀을 조직하여,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핵심인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가. 삼성이 원하는 인재는 한 가지 분야에만 정통한 I자형 인재가 아니라, 자기 분야에 정통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알고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갖춘 T자형 인재이다. 아울러 삼성이 생각하는 핵심인재란, 21세기 새로운 수종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만들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 당시부터 삼성은 줄곧 여성인력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실천해오고 있는데 이는 21세기가 여성의 시대가 될 것임을 일찍부터 간파하고 “여성은 배려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 회장의 통찰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창의성으로 실리콘 밸리와 헐리우드를 장악한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라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역시 일찍부터 “이제 경영의 핵심은 품질이 아니라 디자인이다”라고 역설하며 삼성제품을 명품 수준으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디자인 경영센터를 설립하고, 신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벳시 존슨이 디자인하고 그의 자필 사인이 새겨진 ‘벳시 존슨 폰’을 출시하는 등 자사의 제품을 명실상부한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 정신을 지닌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고 디자인을 통해 제품에 영혼을 불어넣는 노력이 지속되는 한 삼성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국내의 모든 기업들이 인재와 디자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여 변화와 혁신의 시대인 21세기에 초일류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