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임멜만 지음/무한/679쪽/22,000원)

오늘날 기업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 환경에 직면해 있고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최고의 인재와 최신 설비들로 무장하고 6시그마, 총체적 품질관리 등 다양한 최신 경영기법들을 도입하기도 하며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결국 쇠퇴의 길을 걷고 만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제약이론(TOC)의 전문가인 레이 임멜만이 저술한 ‘Great Boss’는 가상의 컴퓨터칩 제조 공장 테라로직스에 신임 공장장으로 부임한 그렉 라이트가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신임 공장장 그렉은 부임하자마자 공장 전체에 커다란 불신과 부서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어 이는 결국 제품의 높은 불량률과 납기 지연 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발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렉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케이프 인더스트리라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버치 존슨을 만나 그의 인도로 조직을 하나로 묶어 결국 목표를 이루어내는 위대한 보스의 길을 깨우쳐 나가게 된다.

테라로직스에서는 위에서 아무리 비전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고 새로운 경영기법들을 강요해도 조직의 하부에서는 불신과 냉소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렉이 제일 먼저 한 일은 테라로직스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렉은 그들이 부서별로 때로는 팀별로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여 마치 별개의 종족이 되어버린 조직으로 존재하고 행동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으로서 인간은 위협에 처하게 되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강화하도록 행동한다. 그리고 위협에 처해 있지 않을 때는 자기 가치를 강화하도록 행동한다. 그리고 하나의 집단으로서 종족 역시 자신의 안전이 위협에 처하게 되면 자기 보존을 위해 행동하며, 종족의 안전이 위협에 처해 있지 않을 때는 자기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행동한다.

그렉은 결국 개인의 안전과 개인의 가치, 그리고 종족의 안전과 종족의 가치가 서로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고 이를 통해 개인과 종족 모두의 동기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와 같은 인간 동기에 대한 간단하고도 보편적인 규칙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조직을 하나로 묶을 수만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내는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저자는 조직 전체가 하나의 종족으로서 공동의 정체성과 공동의 적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강력한 상징하에 뭉치게 함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러한 개념 자체는 원론적이고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이를 현장에서 실천해나가는데 필요한 23가지 종족의 속성에 대한 지침은 조직 전체를 응집력 강한 종족 집단으로 묶을 수 있는 탁월한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 설명을 위해 할애된 처음 100페이지까지는 다소 따분하게 느껴지지만 후반부에 펼쳐지는 종족의 속성에 대한 통찰력 깊은 제안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