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워츠 지음/ 박슬라/비즈니스북스/368쪽/13,000원)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는 중국의 대외 개방과 급속한 경제 성장, 인터넷과 휴대폰 이용의 폭발적인 증가, 아시아 금융위기와 9·11 테러 등 엄청난 변화와 예기치 못했던 커다란 사건들을 목격해왔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처 왔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미래의 모습을 구성하고 결국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교한 데이터 분석 작업을 통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 그 시나리오에 따라 적절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미래에 대비할 수는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영전략가인 피터 슈워츠가 저술한 ‘미래를 읽는 기술’은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1950년대 군사전략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기업 경영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석유업체 로열더치셸은 유가가 안정적이던 1968년,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정치적으로 뭉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에너지 위기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이 시나리오는 1973년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자 그 효력을 발휘했다.

또한 저자 피터 슈워츠는 냉전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 초 소련 경제의 붕괴를 예측하여 소련의 해체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고, 1998년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미국 주요 건물의 공격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9·11 테러와 같은 대형 참사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가 이처럼 10년, 20년 후에 벌어질 일들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독서와 메모, 분석 작업을 토대로 구축한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전략적 분석과 판단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방법, 미래를 구성하는 요소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틴에이저들에 대한 분석, 그리고 앞으로 20년 후에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신생제국의 탄생, 세계시장, 진보없는 변화) 등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효과적인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지침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으로 한국의 미래에 대해 저자가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비록 한국이 앞으로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신기술 분야에 있어서 굉장한 잠재력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전망하며 어느 특정 분야를 선택해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한 우리들로 하여금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 즉 프레임워크를 제시해 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창의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