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학 지음/아라크네/368쪽/18,000원)

최근 국제 유가의 폭등으로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공포에 휩싸였고, 유가 폭등의 요소 중 하나로 러시아 석유재벌 유코스의 파산 위험이 지목되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중의 하나이자 우리 나라와의 인접국으로 실로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기업과 국민들은 러시아에 대해 과거의 지식과 인식에만 그치고 있어 정작 러시아의 변화된 현재의 모습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모스크바에 있는 국제관계 및 세계경제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성학 박사가 저술한 『러시아 비즈니스』(아라크네)는 풍부한 자원 보유국이자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지닌 거대한 미개척 시장, 러시아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러시아가 직면한 현실과 앞으로의 가능성, 그리고 우리 나라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과 자세로 임해야 하는 지를 일목 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는 참으로 단순했다. 소비재 산업의 부재로 모든 생필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석유 등 부존 자원을 수출을 하여 확보한 외화로 중국이나 터키, 또는 한국에서 가격과 품질 면에서 적당한 상품을 찾아 수입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러시아를 단순 소비재 판매 시장으로 보고 여기에 주력하는 사이 독일과 터키 등은 러시아에 대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이들 국가들은 일단 소비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유통업에 적극 진출했고 수출입 대체효과가 큰 식품, 음료 시장에 대한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시켰다. 물론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많은 외국 투자가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쓰라린 경험이 있지만 유가 인상으로 러시아 경제가 살아나자 향후 러시아 경제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적극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 시장의 변화를 읽고 발 빠르게 진출한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동안 러시아에는 정치적 리스크, 외환 리스크, 마피아 리스크, 부정부패, 인프라 부족 등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섣불리 진출할 수 없었던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 이러한 리스크들이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정부가 러시아의 국가 위험도를 적극 관리하고 해결해주어 국내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러시아라는 거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과거 구소련과의 경협자금을 토대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준 덕분에 현재 한국 전자업체가 러시아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모범 사례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자원의 보고로서 뿐만 아니라 거대 시장으로서도 러시아는 분명 우리 나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만한 매력이 있는 나라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분석과 접근 방법을 십분활용하여 정부와 기업 모두가 미래의 황금시장 러시아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에 주목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