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훈 외 지음/넥서스/224쪽/12,500원)

여름날의 홍도는 매우 낭만적이다. 운좋게 날씨까지 쾌청하다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마다 선경이 따로 없다. 우뚝 솟은 해벽의 질감이 멀리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가파른 벼랑에서 바닷바람에 하늘거리는 원추리꽃의 때깔은 어디서나 새뜻하다. 이 섬에 붙은 ‘다도해의 진주’, ‘서남해의 해금강’이라는 수사가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홍도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유람선 일주인데, 날씨만 따라준다면 우리 나라 제일의 해안 절경을 샅샅이 둘러볼 수가 있다.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유람선이 선착을 떠나자마자 만물상, 부부탑, 독립문바위, 슬픈여, 도승바위, 남문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등이 연달아 나타난다. 이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에 눈길과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2시간 가량의 유람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다.

홍도의 북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2구마을은 전형적인 갯마을이다. 선착장 옆에는 수심이 얕고 자갈이 깔린 간이해수욕장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또한 마을 앞의 선착장과 방파제는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는 바다 낚시터이다.

홍도2구마을에서 조붓한 오솔길을 약 20분만 걸어가면 홍도 등대에 닿는다. 1913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는 홍도 등대는 이슬람 사원처럼 둥근 지붕을 이고 있는 등대 자체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스런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특히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서럽도록 아름답다. 서쪽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인 노을이 진한 객창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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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5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