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콜리 지음
에코리브르 / 2023년 8월 / 616쪽 / 35,000원


▣ 저자 린다 콜리
영국에서 태어나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크라이츠 컬리지(Christ’s College)의 첫 여성 연구원이던 콜리는 1982년 예일 대학교로 옮겼다. 2003년에 프린스턴 대학교 역사학과에 합류했으며,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 ‘셸비 M.C. 데이비스 1958(Shelby M.C. Davis 1958)’ 역사학 교수이다. 1999년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 회원으로 선발되었다. 영국 왕립문학협회(Royal Society of Literature)와 유럽 아카데미(Academia Europaea) 회원이며, 스웨덴 고등연구원 비거주 영구회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울프슨 역사상(Wolfson Prize for History) 수상에 빛나는 《브리튼인(Britons)》,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007년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마시의 시련(The Ordeal of Elizabeth Marsh)》 등이 있다.

▣ 역자 김홍옥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우리교육ㆍ삼인 출판사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톱니바퀴와 괴물》, 《유인원과의 산책》, 《육두구의 저주》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성문 헌법은 특정한 법적 제도라는 렌즈를 통해, 그리고 애국심에 비추어 바라보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보통 개별 국가와 관련해서만 분석된다. 그래서 성문 헌법은 대개 전쟁이 아니라 혁명(미국 독립 혁명, 프랑스 혁명 등)에 따른 결과로 여겨졌다. 즉 성문 헌법의 출범과 그에 대한 인기가 증가한 것은 공화주의의 부상 및 군주제의 쇠퇴와 궤를 나란히 하는 현상으로 간주되며, 세계 전역에 걸친 기세등등한 민족 국가의 성장 및 거침없는 민주주의의 진보와 관련된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혁명, 공화주의, 국가 형성 및 민주주의와 연관된 현상으로 접근하면 논의가 지나치게 협소해지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참고로 1914년 이미 성문 헌법은 전 대륙 차원에서 규범으로 자리 잡았지만, 남북 아메리카 바깥에서는 당시 대다수 국가가 여전히 군주제를 실시했고, 1914년에 남북 아메리카를 비롯한 그 어느 대륙에서도 완전한 형태의 민주주의 국가는 없다시피 했다.

한편 성문 헌법은 처음 출현했을 때부터, 권력을 제한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권력을 가능케 하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이처럼 성문 헌법이 수명도 제한적이고, 많은 경우 책임 있는 통치 및 내구적 권리를 보장해주는 장치로서 효과 역시 신통치 않은데, 왜 많은 사회와 민족이 그토록 집요하게 시간·창의성·사고·희망을 종이 및 양피지에 적은 이런 유의 정치적·법적 장치에 투자해온 것일까?

이 책은 1750년대부터 20세기까지 성문 헌법 역사를 추적함으로써 기존의 내러티브를 수정하고 헌법 제정과 전쟁 수행 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파헤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명 헌법들을 재평가하고, 그동안 하찮게 여겨졌지만 근대 세계의 부상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 헌법들을 근사하게 되살려낸다. 저자는 성문 헌법은 재발견 및 재평가되어야 하며, 경계를 넘나들면서 읽힐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성문 헌법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1918년경 6개 대륙으로 퍼져나가 국가뿐 아니라 제국의 부상을 도왔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더불어 성문 헌법이 여러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유익한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어떻게 법과 정치는 물론 그보다 더 넓은 문화사, 인쇄술과의 관련성, 문학적 창의성, 소설의 부상 등에서 나름의 소임을 다했는지 조망한다.

▣ 차례
머리말

1부 유럽의 안과 밖
1 전쟁의 다중적 궤적 : 코르시카섬 / 좀 더 폭넓은 이유 / 좀 더 광범위한 고비용 전쟁 / 하이브리드 전쟁과 혁명 / 아이티: 일부 규칙은 깨고 일부 규칙은 / 증명한 예외

2 낡은 유럽, 새로운 사상 : 상트페테르부르크 / 전쟁, 문서 그리고 계몽사상 / 여성 저술 / 남성 군주와 혁신 / 헌장 맨, 토머스 페인

2부 전쟁에서 혁명으로
3 인쇄술의 힘 : 필라델피아 / 무기, 병사 그리고 문자 언어 / 읽기와 차용 / 전 대륙 차원의 원고 수정 / 권력과 인쇄술의 한계

4 수많은 입법가들 : 파리 / 반복·확산하는 하이브리드 전쟁 / 나폴레옹과 헌법 / 에스파냐 세계의 침략, 신과의 만남 / 괴물과 그가 빚어낸 작품들에 대한 평가

5 예외와 엔진 : 런던 / 전쟁과 예외주의의 한계 / 세계적 도시, 언어와 망명의 도시 / 남아메리카의 재형성, 영국에 대한 상상 / 교차 지점

3부 새로운 세계
6 승자와 패자 : 핏케언섬 / 여성이 배제된 까닭 / 정착민 전쟁 / 타히티와 포마레 2세의 실험 / 하와이와 서로 다른 근대성

7 빛과 어둠 그리고 ‘기나긴 1860년대’ : 튀니지 / 국경 없는 전쟁 / 미국 남북전쟁으로부터 / 희망을 품고 아프리카로 / 상실과 유산

8 일본 제국주의의 부상 : 도쿄 / 폭력적 변화 / 천황들의 새로운 헌법 / 일본과 변화된 세계 / 교훈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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